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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상상력으로 로제 APT.에 거대담론 붙이기 1. 로제-아파트는 민중 가요로 최근 주목 받고 있다.로제-아파트는 민중가요다. 하지만 단순히 계엄이나 탄핵 시위와 관련된 노래로 보려는 것은 피상적인 해석이다. 아이돌 팬들이 응원봉을 들고 나온 것과 특정 세대 및 성별의 결합을 논하는 것도 본질을 벗어난다. 로제-아파트는 87년 체제에 대한 저항가요다.87년 체제는 지역 호족이 도시민을 착취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지역의 농민을 착취하는 방식이었으나, 60년대 이후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기존의 착취 구조가 변화했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한 사람들을 새로운 착취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서 지역 호족들은 도시민을 희생시키며 기득권을 유지해왔다.2. 소위 말하는 87년 체제는 지방 호족의 도시민 착취 시스템이다. 인프라..
첩보로서의 예술 예술간첩론성공적인 종교 예술이란, 그것이 포교의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과 같은 CCM은 음악 교과서에도 실리며 특정 종교의 색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은은하게 대중에게 침투했다. 염주나 묵주 같은 액세서리 또한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심미적인 패션 아이템으로도 수용되며 일상 속에 녹아들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가톨릭과 불교의 종교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성공적인 예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종교 예술은 가톨릭도, 불교도, 개신교도 아닌 주체사상에서 비롯되었다.한 주체사상 캘리그래퍼는 대한민국 국민이 즐겨 마시는 술의 병에 자신의 글씨를 새겼다..
심심풀이로 풀은 논술문제: 썸의 인류학 심심풀이로 풀어본 논술 문제I. 들어가며: 개인적 일화'그녀를 처음 본 건 교직수업에서였다. 밝은 미소, 싱그러운 볼 살, 탄력있는 걸음. 그 모든 게 아름다운 나머지 첫 눈에 반했다. 학교 가기 싫은 나였지만 그 수업 이후론 즐겁게 등교했다. 그녀도 날 싫어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느 날 수업 끝나고 데이트를 하자고 내게 말했다. 나는 떨리는 심정으로 수락하고 이후 즐겁게 놀았다. 이후 난 그녀와 줄곧 붙어다녔다. 수업을 들을 때도 공강때도 언제 어디서나 그 아이는 내 옆에 있었다. 학우들은 우리 둘 보고 사귀냐고 물어보며 놀리곤 했다.그렇게 1달이 지날 무렵 나는 그녀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우리 무슨 사이야?" 그녀는 내게 다시 되물어봤다. "너는 우리 사이가 무슨 사이라고 생각해?" "나도 우리..
MMORPG 게임 '메이플스토리' I. 들어가며: '신창섭 - 바로 리부트 정상화'?라는 독특한 뮤직비디오에 관하여 1. '신창섭 - 바로 리부트 정상화'란 무엇인가?뮤직비디오 속 한 인물이 우스꽝스럽게 춤을 춘다. 가사 속에는 알 수 없는 용어가 섞여 있다. 알고 보니 넥슨사의 MMO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연관한 내용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디렉터에 의해 콘텐츠 도입, 운영 정책 결정이 이루어진다. 이 뮤직비디오 속 인물은 메이플스토리 디렉터 '김창섭'이다. 김창섭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 상의 두 서버 중 하나의 서버가 가지고 있는 혜택을 없앴다. 문제는 이 서버의 혜택이 사실 그 서버가 가진 핸디캡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였기에 결과적으로 형평성이라는 명목으로 한쪽 서버가 일방적으로 불리해지며 유저들의 불만이 생겼다는 것이다. "Go..
작은 일탈로서 현대음악 I. 들어가며 나는 향일화(向日花, sunflower) 음악학원 출신이다. 이곳은 2000년대에 한국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한번 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학원이다. 피아노에 관한 기초적 지식이나 역량이 전무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폐쇄된 대규모 연습실과 교습실에서 계속 연습시켜서 결국 예중, 예고에 보내기로 유명한 학원이었기 때문이다. 이 학원에서의 다소는 강압적인 교습방식에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은 아이도 많고 지금까지도 음악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기들도 있다. 나 역시도 그 부분에서 마냥 자유롭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는 점과 그 폐쇄된 연습실 속에서 나름대로 예술적인 시행착오와 실험을 내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구태..
한국 예비군과 일본 남자 1-1. 입대 전의 이야기늦잠을 잤다. 해가 중천에 떴다. 어쩐지 개운하고 상쾌했다. 늦잠을 자도 A는 걱정할 필요 없다. 방학이기 때문이다. 책임 없이 쾌락을 즐기는 A는 한량 같은 대학생이다. 그렇다고 A가 방탕하며 술만 먹는 식의 쾌락을 좇는 저급한 자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노트에 감성적인 그림을 그린다. 꽤나 예술철학, 미학에 조예가 깊으며 안목이 있다. 그런데 그것만 한다. A를 표현하는 책임 없는 쾌락이란 무해한 자기 폐쇄적인 유토피아만을 좇는 것이다. 방은 양말과 먹다 남은 치즈 껍데기가 어지러운 와중에도 제가 누운 침대만은 고이 접은 이불 위에 명상을 한다. 말하자면 A는 고고한 척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온실 속의 화초였다. 1..
예술충이 되기 위한 일련의 시도 나도 사실 예술충하고 싶음. 뭔가 자유로운 영혼, 퇴폐미, 일탈, 감성, 인디밴드, 힙스터, 재즈, lp바그래서 지난 학기에 틈만 나면 성수동 놀러가곤 했음.누군가가 보기엔 이미 예술충일 수도 있긴 함. 그러나 막상 저런 거 접하면 나도 내 안에 보수적 경향이 있어서 꺼려짐.군악대에서 social ritual로서 음악 경험을 너무 많이 내면화해서인 걸 수도 있고, 사범대학에서 접근하는 예술에 관한 가치평가 기준이 늘 교육적인 것과 관련해서일 수도 있음.
아이딜타입론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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