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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음악 탐구

[국악 3] 국악을 공부하면 인문학인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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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국악을 공부하면 이게 음악인가 인문학인가 싶다.

국악 개론을 공부하다 보면 내가 한국 전통 음악을 공부하는 건지 인문학을 공부하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민속 음악을 보면 민속학

굿음악,범패,제례악을 공부하면 종교학.

시조, 가사, 판소리를 보면 국문학.

국악사를 공부할 때는 한국사.​​

물론 지금은 입문 단계여서 음악이 탄생, 수용된 사회적 배경을 공부하느라 악보, 주법, 기법과 같은 음악 본연의 요소에 충실하지 않은 것일 순 있다. 본격적인 원론 단계로 들어가면 국악을 음악 이론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회 수용 양상, 문화적 배경 등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 전통'음악'인데 '음악'을 공부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II. 음악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기: 음악도 한 사회 내에서 의미를 부여받는 상징이니깐 가능하다.

누군가는 국악 개론에서 음악보다는 인문학적 접근이 많은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서양 음악사를 공부할 때는 화성학, 대위법, 형식론, 작곡가 일화 등 보다 음악 본연에 충실하는 것 같은데 국악은 왜 그러지 못하느냐라는 불만이다.

나는 그 불만 안 가지려 한다. 국악 특유의 음악에 대한 인문학적 서술 방식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아서다.

음악이 꼭 악보, 악기, 작곡가, 작품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문화권 내에서 구성원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행위하고 삶 속에서 수용하는 것'이기도 해서다.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그 음악이 탄생, 수용된 사회에 대한 고찰를 하기 위해서 인문학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역으로 서양 음악에서도 인문학적인 접근들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예컨대 소나타라고 했을 때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 제1주제, 제2주제, EEC 같은 형식 분석을 많이 한다.

혹은 통시적 접근으로서 소나타 형식이 확립되는 과정에서 연속 순환 2부분 형식, 균형 2부분 형식과 관련이 있다라는 얘기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음악적 접근 뿐 아니라 당대 사회의 음악관에 관한 인문학적 접근, 예컨대 19세기 소나타가 계몽주의 사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소나타 형식이 형식 미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소나타 형식에 대해서 당대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소나타 형식으로 연주되는 오케스트라 음악인 교향곡이 당대의 후원 체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와 같은 접근을 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음악 외적 방법론을 이용한 연구도 추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III. 나가며: 비교음악학적 관점 탑재하기

결론적으로 인접 인문학과 연관된 한국 전통 음악 학습하는 것이 단순히 민족 문화를 공부하는 걸 넘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음악 및 음악 서술 방식을 비교하면서 음악 일반에 깊이 있는 이해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 국악개론의 서술방식은 음악 본연보다는 인접 학문의 방법론을, 서양음악사는 인접 학문보다는 음악 본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느 한 쪽이 잘못 됐다고 가치판단하기 보다는 국악은 보다 음악 내재적 접근을 보완하고, 서양음악사는 인접 학문의 접근법을 빌려서 보다 심도 있는 음악 실제에 가까운 서술을 하였으면 한다.

참고문헌

김영운. 국악개론. 경기도: 음악세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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