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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류학, 음악미학 탐구

[문화 3] 첫사랑, 노래방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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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데이트에 관한 단상: 20세기 예술론>

1. 들어가며: 데이트 코스

내가 첫사랑과 첫 데이트를 할 때 이야기다. 난 그때 데이트 코스를 어디로 잡아야 될지 고민이 됐다.

고민 끝에 간 곳은 백화점이었다. 백화점에 가서 아이쇼핑을 하고 함께 밥도 먹고 즐겁게 지냈다.

내 얘기를 친구들한테 들려줬다. 하지만 친구들의 답은 왜 그런 선택을 했냐는 것이다. 마땅히 데이트 코스라고 하면 놀이동산 같은 데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 노래방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신선했다. "노래방이라는 것이 데이트 코스로서 기능할 수 있구나" 나는 친구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현대 미학적 관점을 엿볼 수 있었다.

노래방 사진

2. 20세기 미학의 흐름: 형식론과 그 비판

음악을 비롯한 예술의 기원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이 설명을 한다. 거기에 대해서 모방이라고도 설명하고 표현론의 관점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혹은 예술의 내적 구조를 중심으로 형식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만일 예술의 내적 구조가 그 예술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그렇다면 위조 작품은 어떻게 평가할 거냐?' '위조 작품은 원작과는 똑같은 형식을 갖춘 작품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형식에 대해 원작과 위조작품이 서로 다른 평가를 하는 이유가 뭐냐?'라는 반론이 제시됐다.

또한 현대의 수 많은 레디메이드 작품들, 예를 들면 뒤샹의 샘과 화장실 속의 변기는 똑같은 형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둘은 차이가 있냐 라는 식의 반론에 형식론은 대답하지 못했다. ​

3. 대안: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예술

이후 많은 예술학자들이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형식 이외의 다른 답변을 찾기 위해서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 중에 하나가 예술을 진화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예술은 사람들이 진화하기 위해서 쓴 유용한 도구라고 보는 관점이다. 진화적으로 유용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 첫 번째는 생존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재생산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생존 확률을 높인다는 것에 대해 먼저 얘기해 보겠다. 예술은 그 기원을 주술로도 볼 수 있는데 이 주술을 통해서 자신들이 생존에 필요한 사냥 행위를 미리 연습해보기도 하고, 그 염원을 담아서 주술 행위로 함으로써 좀 더 사냥 확률을 높이도록 스스로의 마음을 다 잡는 역할도 하였다.

반면에 재생산 확률을 높이는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데,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하다면 이성을 선택할 때 아름다운 혹은 목소리가 좋은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자신의 배우자로 선택 가능성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예술이 구애의 차원에서 이용됐다는 것이다.

4. 나가면서: 현대 미학과 데이트 코스론

어쩌면 짧은 에피소드이지만 내 첫사랑의 데이트 코스를 사람들이 백화점으로 가는 선택이 옳지 않고 노래방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하는 관점은 오늘날에도 이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구애로서의 예술이 남아있는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구애로서의 예술이 단지 원시시대에만 있었던 관점이 아니라 현대에도 적극적으로 계승됨을 알 수 있는 단편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참고문헌

김진엽. 예술에 대한 여덟 가지 답변의 역사. 서울: 우리학교,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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