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하는 사람이 노래 부르고 춤도 춰야하나?>
1. 들어가며: 합창수업을 싫어하는 나
전공 수업 대체로 좋아하는 나지만 합창 수업은 별로다. 그 유가 무엇일까?
2. 합창수업을 싫어하는 이유
거기에는 크게 4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2-1. 이유: 학점
안 그래도 성악 전공자들에게 비교적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인 점도 마음에 안 든다. 나는 기악 전공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점 잘 안 나온다(물론 잘 받을 사람은 기악 전공이어도 잘 받긴 한다)
2-2. 이유: 춤
그 와중에 춤까지 추라고 하니 더 별로다. 앉아서 책상에서 책 읽고 강의 들어도 피곤한데 몸을 움직여 춤을 추라니. 안무라는 명분이다. 요즘 합창은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안무가 거의 필수적이라고 한다. 대세가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순응한다. 피곤한 몸 이끌고 따라하라는 대로 춤을 춘다.
2-3. 이유: 노래
사실 노래 부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아무리 절대음감이어서 정확한 음 높이대로 소리를 내더라도 노래를 못 부르는 나다. 가사에서 요구하는 언어의 발음을 적절하게 음과 잘 못 붙여서다. 이상하게 한국어 문장만 따로 읽으면 잘 읽는다. 또 가사 없이 음만 부르면 정확한 음고를 능히 짚는다. 근데 둘을 동시에 하진 못한다.
2-4. 이유: 미학관의 충돌
가사의 의미를 음미하라는 것은 더욱 고역이다. '사랑' '행복' '감사' 등 언어로 표현하는 추상적인 개념들은 당최 어색하다. 가사의 뜻에 따라 음악적 분위기를 반영하라는 데 나한텐 잘 안 맞는다. 가사 없는 기악을 전공한 내게 음악의 의미는 '으뜸화음' '버금딸림화음' '계류음' '완전5도음정' 'C장조' 등 내적 짜임새를 구성하는 요소 고유의 느낌에서 오는 것이지 결코 언어의 뜻에서 오진 않는다.
2-5. 소결론: 내가 합창 수업을 싫어하는 여러 이유
즉 나는 순수한 소리 구조로서의 음악에 익숙하지 인접요소엔 잼병이다. 언어 그 중에서도 특별히 음운론, 의미론적 면에 약하다. 그리고 수반 신체동작인 춤도 영 잼병이다.
3. 그렇다면 현실은 어떠하고 어떻게 해야하는가?
근데 큰 일이다. 음악은 생각보다 언어 및 춤과 밀접하게 엮여있다. 당장 오늘날 대중음악만 봐도 대다수가 가사가 있는 노래다. 케이팝은 심지어 그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칼 같은 동작으로서 군무다. 음악교육자 달크로즈와 코다이는 신체를 이용해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오늘날 교실 현장에선 합창에 안무를 거의 필수적으로 집어넣는다고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춤 잘 추도록 아니 노력할 수 없다.